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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행복한 말년을 원한다면

나는 은퇴촌에 살고 있다. 이웃들 모두 나름 성공적인 삶을 살다가 인생의 말년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가까이 들여다보면 문제없는 가정이 없다 할 정도로 여러 문제로 고심하는 것을 보게 된다.       우리의 삶은 과거보다 끝이 어떤가에 따라 성공 여부가 판단된다. 그러기에 인생 말년에 아픔이 있다면 과거의 모든 성취는 소용이 없게 된다.     가족 간 불화의 가장 흔한 이유는 아마 재산 문제일 것이다. 만약 가족 간의 화목과 재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경우 어떤 것이 남는 선택인지  스스로 계산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형제는 7남매다. 그중에 특별히 출세한 사람도,부자도 없다. 하지만 우리는 수십 년째 격월로 합동 생일잔치를 갖는 등 주변에서 우애좋은 집안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나는 비결을 물으면 물려받은 유산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리고 그 지혜를 일찍 터득하신 부모님께 늘 감사한다. 아버지는 시골 의사였다. 과거 주변 사람들로부터 땅을 사 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하셨다. 하지만 부모님은 재산이 형제간 우애를 깨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철학을 가진 분들이었다. 늘 우리에게 유산은 대학교육까지라며 물질적 유산은 기대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래서인지 유산을 한 푼이라도 물려받은 자식이 없다.     심지어 어머님은 본인의 장례식 조의금이 남으면 전액 멕시코 선교에 헌금하라는 유언까지 하셨다. 돈으로 인한 형제간 불화를 염두에 두셨던 듯하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많은 근심으로 자기를 찔렀도다.”(딤전6:10) 돈 자체는 좋고 필요한 것이다. 그 존재 목적이 필요한 곳에 ‘사용’하라는 것인데, 그것을 ‘사랑’할 경우 문제가 된다는 성경 말씀을 실천에 옮기셨던 것 같다.       유산으로 인한 형제간 불화의 원인은 액수보다 형평성이 원인일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형제간 차등 상속으로 인한 불만에, 평소 부모에게 관심도 없던 자식이 고생하며 무모를 모셨던 자식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는 생각 등으로 인한 것이다. 또 며느리, 사위 등의 개입으로 문제가 복잡해지는 사례도 본다.       유산 문제로 인한 자녀 간 갈등을 예방할 방법은 있다. 먼저 가진 재산을 자신을 위해 쓰라는 것이다. 그리고 남는 것은 공평하게 나눠주는 것이다. 부모를 모셨거나 가족들에 도움을 많이 준 자식에게는 좀 더 물려주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유산이 자식들 간 불화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보이면 사회에 기부하는 것도 좋다. 무엇이든 ‘포기’에는 손실이 따르게 된다. ‘물질’ 과 ‘가족 우애’ 둘 중 어느 것을 지키고 어느 것을 포기할 것인지 지혜로운 결정이 ‘행복한 말년’의 비결일 것이다.   김홍식 / 은퇴의사발언대 행복 말년 인생 말년 유산 문제 물질적 유산

2024-09-15

[우리말 바루기] ’알은척‘과 ’아는 척‘

“편의점 주인이 단골인 자신을 아는 척하지 않아 말다툼하다 홧김에 가게에 불을 질렀다” “유산 문제로 다툰 동생이 자신을 보고도 아는 척하지 않아 욱해서 흉기를 휘둘렀다”라는 말에서 “아는 척하지 않아”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단골인 자신을 알은척하지 않아” “자신을 보고도 알은척하지 않아”로 바꿔야 된다.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표정을 짓다는 의미로 쓰였으므로 ‘알은척하다’가 와야 바르다.   “오랜만에 거리에서 마주친 동창이 알은척하며 다가왔다”처럼 사용한다. ‘알은체하며’로 고쳐도 된다. ‘알은척하다’와 ‘알은체하다’는 같은 뜻의 단어다. 하나의 단어로 굳어져 사전에 올라 있는 말이므로 띄어 쓰면 안 된다. ‘알은척하다’는 “이제 제법 집안일을 알은척한다”와 같이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 듯한 태도를 보이다는 의미로도 사용한다.   ‘아는 척하다(=체하다)’는 이러한 뜻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 썩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알고 있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을 말한다. 동사 ‘알다’ 뒤에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나 상태를 거짓으로 그럴듯하게 꾸밈을 나타내는 보조동사인 ‘척하다(=체하다)’가 이어진 형태다. 한 단어가 아니므로 띄어 쓰는 게 원칙이다.   “그는 건축에 대해 잘 모르면서 매번 알은척하다가 망신을 당한다” “면접관의 질문에 무턱대고 알은척하지 말고 모를 때는 모른다고 할 수 있는 솔직함도 필요하다” “잘 모르면서 알은척하다가는 큰코다친다”처럼 사용하면 안 된다. ‘알은척하다가’ ‘알은척하지’ ‘알은척하다가는’을 ‘아는 척하다가’ ‘아는 척하지’ ‘아는 척하다가는’으로 고쳐야 바르다.우리말 바루기 단골인 자신 유산 문제 편의점 주인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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